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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edy Movies/Comedy, 1895-2020

[피트니스 스캔들] 몸 만들어 뭐에 쓰게 (Results, 2015)

by 소소무비 2022. 10.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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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트니스 스캔들>

(Results, 2015)

 

-Rotten Tomatoes Tomatometer 85%

-Andrew Bujalski / Guy Pearce, Cobie Smulders, Kevin Corrigan

-Magnolia Pictures

-Netflix

 

 

땀은 정직합니다. 특히 운동으로 흘린 땀이 그렇게 건강에 좋다고 합니다. 해가 뉘엿뉘엿 질 무렵 밖을 향하면 운동하는 사람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영화 <피트니스 스캔들>은 피트니스 센터(헬스장)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이야기를 주제로 합니다. 연애담이자 방담입니다.

 

 

사랑과 우정 사이

 

헬스장을 운영하는 트레버(가이 피어스)는 유능하고 매력적인 트레이너인 캣(코비 스멀더스)과 가깝게 지냅니다. 서로 잠자리도 함께했으니 얼핏 보기엔 연인 같습니다. 하지만 트레버는 선을 확실히 긋습니다. 그에게 캣은 어디까지나 직장 동료입니다. 나이 차이도 적잖습니다. 트레버는 자신의 딸과도 불과 몇 살 차이가 나지 않은 이성과 진지한 관계로 나가기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편견인지 보호인지 알 수 없습니다. (극이 아닌 실제 두 배우의 나이 차이는 15살로 어색하진 않습니다.)

 

앞만 보고 헬스장 운영에만 집중하는 트레버를 캣은 현실을 받아들입니다. 트레이너라는 본연의 임무에 집중합니다. 보란 듯 앞만 보고 가다 보니 트레이너 중 언제나 최고의 성과를 냅니다. 그러나 결과물만 중요하게 생각하는 캣의 태도는 수강생들에게 조금 야박하게 보이기도 합니다.

 

육체와 정신을 동시에 다루는 헬스장을 만들고자 하는 트레버의 눈에는 캣이 걱정입니다. 그도 그런 것이 건강이라는 개념은 육체와 정신이 동시에 건전할 때나 자신 있게 붙일 수 있는 이름입니다. 운동은 단순히 근력과 지구력을 키우기 위해 하는 것만은 아닙니다.

 

 

트레버와 캣은 제법 잘 어울립니다.

 

뜻하지 않은 손님

 

둘의 사이는 우연한 기회에 중년 남성 대니(케빈 코리건)가 등장하면서 변화를 맞이합니다. 트레버는 맞아도 버틸 수 있는 힘을 기르고 싶다는 대니를 조금 이상하게 생각해 캣에게 맡기지 않습니다. 스스로 인정하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나도 모르게 캣을 동료 이상으로 생각하고 있는 겁니다. 그러나 캣은 재력이 있는 대니를 자신에게 붙여 헬스장 재정에 도움을 주고 싶습니다. 결국에는 대니의 개인 강습(PT)을 맡습니다.

 

대니는 권태이자 우연의 상징입니다. 이혼을 했지만 뜻하지 않은 유산으로 일확천금을 얻게 됐습니다. 로또 맞은 사람입니다. 막대한 재력은 곧 지독한 권태로 이어집니다. 뭘 해도 감흥이 없고 재미가 없습니다. 과거로 돌아가 전 아내와 결합하고 싶지만 이미 가능한 시나리오가 아닙니다.

 

돈만 있으면 괜찮을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세상에는 돈으로도 안 되는 일이 상당히 많이 있었습니다. 하루를 버티기가 쉽지 않습니다. 계속 외롭고 따분한 일상이 이어집니다. 변화를 위해 헬스장을 찾습니다. 살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을지도 모릅니다. 헬스장은 그런 곳입니다.

 

 

 

멋진 몸의 유효기간은?

 

대니는 트레버와 캣 사이에 끼면서 이게 뭐하는 짓인가 싶습니다. 사랑이 간절한 대니에게 트레버와 캣의 어색한 관계는 장난도 이런 장난이 없습니다. 가만히 보자. 모처럼 재미있는 일이 생겼습니다. 지금 운동이 문제가 아닙니다. 대니는 자신이 가진 막대한 재력으로 둘을 묶어주려고 합니다. 판은 깔아졌습니다. 이제 선수들의 차례입니다.

 

운동은 어렵지만 보람이 있습니다. 그러나 때로는 극한의 상황을 극복하는 쾌감 때문에 중독에 빠지기도 합니다. '건강하기' 위한 운동이 길을 잘못 잡을 경우 '건강하게 보이기' 위한 운동이 될 수 있습니다. '건강하지 않은' 상태로 전락하지 말란 법도 없습니다. 멋진 몸을 기억하겠다는 바디 프로필 도전이 운동을 마치면서 심각한 요요현상으로 되돌아오는 경우를 적잖게 봅니다. 그렇게 주객이 전도되는 건 순식간입니다.

 

영화 속 한 수강생이 수강을 그만두며 캣에게 말합니다. "당신도 죽을 때까지 이 일은 할 건 아니잖소." 트레버의 탄탄한 근육과 캣의 군살 없는 몸매는 영원하지 않습니다. 지나간 사랑과 지나간 순간은 다시 오지 않습니다. 변화를 만드는 헬스장에서 정작 가장 변해야 할 사람들은 따로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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